몸, 맘/수행

[스크랩] 하루에 1천배씩 30년 수행

염결 2011. 12. 11. 18:17

한경혜 화백님

 

 

 

존경합니다.

 

 

 

나도 저런 의지와 정신력이 있어야 할 텐데..

 

 

 

 

 

 

 

 

 

한국화를 그리는 한경혜씨(34)는 날마다 자정이면 절을 하기 시작한다. 경기도 과천 집의 좁은 방,1평 남짓한 공간에 놓인 좌구(坐具 · 방석)에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혀 머리를 바닥까지 낮춘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몸과 입,생각으로 자기도 모르게 지은 업을 바라보며 참회한다. 절이 횟수를 더해갈수록 가빠졌던 호흡은 다시 고르게 되고,몸도 마음도 평온해진다.

절을 마치면 새벽 1시30분.이렇게 날마다 1000배로 하루를 닫고 새날을 연다. 한씨의 절 수행은 올해로 28년째다. 경남 진영에서 1.6㎏의 미숙아로 태어난 그는 갓 돌이 지났을 때 뇌성마비를 앓았고 일곱살 땐 사지가 따로 놀고 음식은 물론 물조차 삼킬 수 없게 돼 병원에서도 포기한 상태였다. 그때 한씨의 어머니는 해인사 백련암으로 찾아가 성철 스님을 만나기 위해 3000배를 했다. 아이도 예외는 아니어서 휘청거리는 몸으로 사흘에 걸쳐 3000배를 마쳤다. 그리고 아이는 엉금엉금 기어서 성철 스님 앞으로 가 물었다.

"스님,저 죽는대요. 언제 죽어요?" "오늘밤에 죽어라." "어차피 죽을 거면 49재도 지내야 하니 여기서 죽을랍니다. "

여섯살 꼬마의 놀라운 대답에 성철 스님은 어머니에게 "너그 아가 와 그라노?" 하고 물었다. 어머니가 "스님이 시작했으니 스님이 책임 지이소"라고 하자 성철 스님은 "가시나야,니 오래 살아라.대신 하루에 1000배씩 해라"고 당부했다.



한씨는 "그땐 몸이 워낙 굳어있어서 일어섰다가 머리만 바닥에 붙여도 일배로 인정했는데 3000배를 하고 나니 물은 물론 스님이 주신 바나나도 목으로 넘어가더라"고 했다. 이후 한씨는 성철 스님과 약속한 대로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000배를 해왔다. 날마다 1000배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땐 며칠에 걸쳐 빠지는 날만큼 미리 절을 채웠다.


"초등학교 땐 방과 후부터 다음 날 등교하기 전까지 거의 모든 시간을 절 하는 데 바쳤어요. 누가 강요하진 않았지만 스님과 마음으로 약속한 거니까 열심히 했어요. "


절을 꾸준히 하자 비틀어지고 흔들거리던 몸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고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는 현저하게 나아진 몸 상태 못지 않게 학교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절 수행으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자 뇌에 산소 공급이 늘어나면서 지적 능력과 집중력이 향상돼 하위권을 맴돌던 성적이 반에서 30등,20등,10등으로 급상승했다.



한씨는 지금까지 하루 1만배씩 올리는 만배 백일기도도 세 차례나 해냈다. 하루 1만배를 하려면 밥 먹고 잠 자는 몇 시간 외에는 모두 절만 해야 하는 고행(苦行) 중의 고행이다.



"3000배를 처음하면 아주 힘들고,두 번째 하면 그 고통을 알기에 더 힘들어요. 그러나 세 번째 3000배는 몸이 절 하는 걸 기억하기 때문에 한결 수월해져요. 이처럼 '죽을동 살동'해서 몸을 길들여야 해요. "


그는 어릴 때부터 꿈꿨던 홍익대 미대 진학을 세 번이나 실패하고 경영학과로 입학했다. 하지만 학점은행제를 이용해 홍대 미술대학원에 진학했고 '동양회화에 나타난 물 표정 연구-본인 작품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박사학위 논문이 통과돼 다음 달엔 박사학위도 받게 된다. 자신의 절 수행 체험기를 《오체투지》(작가의집 펴냄)라는 책으로 펴냈고,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오기도 했다.


"절은 저에게 육체적인 생명만이 아니라 마음의 눈을 뜨게 해줬습니다. 나 자신과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해줬지요. 성철 스님은 절을 하면 몸과 마음의 병이 없어지고 사주팔자가 바뀌는 세 가지 유익함이 있다고 하셨는데,여기서 사주팔자가 바뀐다는 것은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힘을 준다는 겁니다. "



한씨는 "절 수행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자 장애가 저에게는 축복이었음을 깨달았다"며 "돈도 안들고 부상 위험도 없으며 공간도 0.8평이면 충분한 절 수행을 해보라"고 권했다.

 

출처 : 역학동
글쓴이 : 프린스턴대 교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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