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 장
유다 이하리옷의 자살
1. 임마누엘을 배신한 유다 이하리옷은 그때 임마누엘을 죽이기로 결의한 의회 의원들 가운데 있었습니다.
2. 그는 임마누엘에게 심한 불의와 고문이 가해지는 것과 그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는 것을 보자 후회를 느꼈고, 그의 내부에는 커다란 비탄과 비참함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3. 그는 자기도 모르게 돈주머니를 집어 대사제들과 의회의 장로들 앞에 내어 던지면서 말했습니다.
4. "내가 이 사람에게 사악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이는 내가 오직 금, 은과 재물 따위의 부(富)에만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5. 나는 무고한 사람을 배신한 것을 뉘우칩니다. 왜냐하면 그의 가르침이 내게는 악한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6. 그러나 대사제들과 장로들은 말했습니다.
"그것이 우리들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7. 보라, 네가 마음 편히 살기 위하여 무엇을 하든, 그것은 네 손에 달려있느니라."
8. 그러자 유다 이하리옷은 울면서 달아나 곧 토기장이의 밭 뒤에 있는 성벽의 나뭇가지에 목을 매어 자살하였습니다.
9. 대사제들은 그 은화들을 집어 들고 말했습니다.
"이 피 묻은 돈을 성금함에 넣을 수는 없으니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옳겠소?"
10. 그러자 장로의 아들 가운데 하나가 나서서 말했습니다.
"제가 유다 이하리옷을 따라갔었는데, 그가 토기장이의 밭에 있는 나뭇가지에 목을 매었습니다."
11. 대사제장 가야파가 말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그 돈을 토기장이에게 주고 그 밭을 사서 나그네들을 위한 묘지로 씁시다."
12. 다음 날 새벽에 그 거래는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임마누엘을 배신한 유다 이하리옷은 거기에 묻힌 첫 번째 사람이 되었습니다.
13. 그러나 대사제들과 의회의 장로들은 임마누엘의 제자인 유다 이스카리옷이 그를 배신한 뒤에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었으므로 토기장이의 밭에 묻혔다고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14. 사람들은 이 말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가 은전 몇 냥 때문에 친구를 배반했으니 제가 스스로 목을 매어 죽은 것은 당연한 일이로다.
15. 그는 죽을 죄를 범했도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그 토기장이의 밭을 피밭이라고 부를 것이노라."
빌라도 앞에서
16. 임마누엘은 총독인 빌라도 앞으로 끌려 갔습니다. 총독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대가 사람들이 말하는 '지혜의 왕'인가?"
17. 그는 말했습니다.
"바로 그러하오. 그것이 사람들에 의해 내가 일컬어지는 이름입니다."
18. 그러자 빌라도가 말했습니다.
"또한 그대가 신의 천사인 가브리엘에 의해 태어났다는데 사실인가?"
19. 임마누엘이 답하셨습니다. "사실입니다."
20. 빌라도는 말했습니다.
"그대의 가르침이 내게는 새로우니, 어디 그대의 지혜를 들어보자."
21. 임마누엘이 말씀하셨습니다.
"잘 들으시오. 영겁 전에 나는 한 가지 어려운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더 높은 영역으로부터 환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생에서 예언자가 되기 위해 하늘의 아들로부터 태어났소이다. 그것은 운명과, 또한 이 지구상에 인류를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존재인 신의 요청에 의해 행해진 것입니다.
22. 이생을 통해 얻은 지식에 더하여, 나는 신의 배려 덕분으로 커다란 통찰과 올바른 지식을 배웠으니, 나는 그것을 신과 같이 거주하는 선생들로부터 사십 일 동안 밤낮으로 배웠습니다.
23. 더욱이 나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들을 많이 여행하였고, 인도에서는 여러 해 동안 살았습니다. 그 곳에서 나는 위대한 구루들과 현자들인 스승들로부터 많은 지식과 수많은 비밀들을 배웠습니다.
24. 내가 이 곳에서의 임무를 완수하고 나면, 나는 신실한 제자이기도 한 동생 토마와 함께 그 곳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25. 임마누엘의 말을 듣자 장로들과 대사제들은 크게 동요되어 빌라도 앞에서 외쳤습니다.
"이 자의 참람된 말을 들으셨습니까?"
26. 빌라도가 물었습니다.
"그대는 저들이 그대를 얼마나 심하게 비난하는지 듣지 못하는가? 그대 자신을 정당화하고 싶지 않는가?"
27. 임마누엘이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운명 지워진 대로 나의 짐을 지고 갈뿐입니다.
28.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적대시하고 있으며 그들이 거짓으로 증언할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나는 이 과정에서 정의를 구하지 않겠소이다.
29. 진실로 내가 그대에게 말합니다. 산토끼 한마리가 제 아무리 이리저리 도망을 쳐도 뒤쫓는 많은 개들은 결국 그것을 죽이고 맙니다.
30. 또한 가장 의로운 사람은 정의를 구하지 않는 것이 사람들 사이의 통례입니다. 이는 그가 높이 존경받는 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든지 또는 얼마나 적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든지는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31. 정의는 오직 자연의 법칙들 안에서만 그 힘을 발휘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창조의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32. 그러나 사람들 가운데에는 정의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의를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지위나 부를 가지고 결정합니다.
33. 그러므로 나는 그대에게 묻습니다. 이러한 기준 밑에서 내가 어찌 정의를 기대할 수가 있겠습니까?"
34. 빌라도가 말했습니다. "그대의 말로 판단하건대, 그대는 매우 현명하도다. 또한 그대에 게서 아무 죄도 발견할 수가 없노라.
35. 나는 그대가 방금 말한 가르침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으나, 그 안에서도 역시 아무런 사악함도 찾을 수 없었도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믿는 바에 따라 축복을 받아야만 하기 때문이니라.
36. 그러나 그대가 대사제들과 장로들의 고발에 대해 그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고 하니, 나로서는 그대를 위한 아무 희망도 없노라. 왜냐하면 그들이 원하면 나는 명령을 해야 하나니, 그것을 내가 따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니라."
37. 임마누엘이 그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시니, 이에 총독은 매우 놀랐습니다.
임마누엘에 대한 유죄 판결
38. 총독 빌라도는 유월절 축제 때에 죄수들 가운데, 살인이나 죽음을 초래한 죄를 지은 자를 제외하고, 백성들이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한 사람을 풀어 주는 것을 관례로 삼았습니다.
39. 이때에 바라바라고 하는 특별한 죄수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40. 백성들이 모였을 때 빌라도는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들은 내가 누구를 석방해 주기를 원하는가? 범죄자 바라바인가, 아니면 지혜의 왕이요, 천사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임마누엘인가?"
41. 그러나 그는 대사제들과 장로들이 백성들을 금과 은과 동전들로 매수하여 그들에게 바라바의 석방과 임마누엘의 죽음을 요구하도록 한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42. 그의 가르침이 백성들의 호감을 샀기 때문에 대사제들과 장로들이 이에 대한 질투와 증오로 인하여 그를 자기에게 넘겨주었음을 빌라도는 매우 잘 알고 있었습니다.
43. 그의 아내 역시 빌라도에게 영향을 끼쳤는데, 그녀는 말했습니다.
"이 올바른 사람을 놓고 어떤 흥정도 하지 마소서. 오늘 꿈속에서 이 사람으로 인해서 나는 크게 괴로워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의 가르침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빌라도는 임마누엘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 있었습니다.
44. 그러나 많은 외침들이 백성들 사이에서 나왔으므로 그는 다시 물었습니다.
"내가 누구를 풀어 주랴?"
45. 서서히 외침들이 멈추었습니다. 그러자 총독은 세 번째로 물었습니다.
"이 둘 중에서 내가 누구를 놓아 주랴?"
46. 백성들이 외쳤습니다. "바라바를 놓아 주소서!"
47.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 하리라. 그러나 지혜의 왕 임마누엘이란 자는 내가 어떻게 하여야 하겠느냐?"
48. 백성들은 외쳤습니다.
"그를 십자가형에 처하소서. 그를 십자가에 매다소서!"
49. 그러나 총독은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았으므로 매우 성이 나서 물었습니다.
"그가 무슨 악한 짓을 하였길래 너희들이 그를 십자가에 매달기를 바라느냐?
50. 그는 단지 새로운 교리를 가르쳤을 뿐인데, 그 때문에 그가 죽음을 당해야만 하느냐? 그렇다면 도대체 말과 생각과 견해의 자유가 어디에 있느냐?"
51. 그러나 백성들은 더욱 크게 외쳤습니다.
"그를 십자가에 매다소서! 십자가에 매다소서!"
52. 그러자 빌라도는 이것이 큰 소요와 소동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이 매수된 백성들을 자기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물그릇을 가지고 오게 하여 백성들 앞에서 손을 씻으면서 말했습니다.
53. "너희들은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기를 너희가 원하는지 알고 있도다.
54. 그는 장로들과 대사제들의 포로이니, 그들로 하여금 그를 재판하게 하라.
55. 나는 이 의로운 사람과 아무 관계가 없노라. 나는 그에게 발생할 일에 아무 책임이 없으니, 내 무고함을 증거하기 위해 너희들 앞에서 내 손을 씻노라."
56. 그러나 백성들은 주먹을 내지르며 외쳤습니다.
"그는 십자가에 매달려야 하오! 그는 십자가에 매달려야만 하오!"
57. 그러자 빌라도는 임마누엘을 대사제들과 장로들에게 내어주고, 바라바는 백성들에게 풀어 주었습니다.
58. 대사제들과 장로들은 임마누엘에게 채찍질을 하게하고, 십자가에 못 박도록 그를 넘겨 주었습니다.
59. 백성들은 임마누엘을 향해 비명과 고함을 지르며 저주를 하였습니다.
60. 그러나 대사제들과 장로들은 자화자찬하기에 몰두하였으며, 그들이 꾸민 음모의 성공에 매우 흡족해 하였습니다.
제 30 장
임마누엘에 대한 비방
예언의 선포 및 십자가에 못 박히심
1. 총독의 군사들은 대사제들과 장로들에게 동조하여 임마누엘을 재판소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모든 군중들을 다 이끌고 갔습니다.
2. 그들은 그의 옷을 다 벗기고, 그에게 자주색 겉옷을 입혔습니다.
3. 가시나무로 관을 만들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들린 뒤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습니다.
4. "유대의 지혜의 왕이시여, 인사를 받으소서."
5. 그리고는 그에게 침을 뱉고 손에서 지팡이를 빼앗아 머리를 때리기 시작하여 피가 온통 얼굴에 흘러내릴 때에야 멈추었습니다.
6. 그가 아주 처참한 모습으로 피를 흘리고 있을 때, 대사제장 가야파가 물었습니다.
"이제 너는 무엇을 하겠느냐, 지혜의 왕이여?"
7. 그러나 임마누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 채 가만히 계셨습니다.
8. 그들이 머리를 다시 때리니, 그는 고통 속에서 탄식하면서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옛날의 예언자들이 기록에 남긴 바대로 나는 유대의 지혜의 왕이며, 그것은 바로 정곡을 찌른 말입니다. 따라서 나는 지구상의 모든 인종을 위한 진정한 예언자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진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기들 스스로를 시온의 아들딸이라고 부르는 혼란된 저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한 예언자는 아닙니다.
9. 진실로 내가 그대들에게 말합니다. 그대들이 나를 때리고 조롱하면 그대들 역시, 옛날부터 그대들이 노예로 삼았고 그대들과 그대의 조상들이 그들로부터 땅을 약탈해 온 바로 그 사람들에게 맞고 조롱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10. 그리고 앞으로 오백 년 내로 그대들이 이를 보상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니, 그 때에는 그대들에게 예속되었던 이 땅의 정당한 소유자들이 그대들에게 항거하여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며, 먼 뒷날까지 싸우게 될 것입니다.
11. 새로운 사람이 이 땅에 예언자로 나타나 정의에 입각하여 그대들을 저주하고 핍박할 것이니, 그대들은 그대들의 피로써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입니다.
12. 이 사람은 진정한 가르침을 보존하기 위하여 특별히 강력하고 새로운 종파를 창시할 것이며, 자기 스스로를 예언자로서 인식시킬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하는 가운데 모든 시대를 통해 그대들을 핍박할 것입니다.
13. 그대들은 그를 거짓 예언자라고 할 것이며 그를 모욕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참된 예언자이며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또한 그는 장래의 모든 시대에 걸쳐 이 종족을 박해하도록 할 것입니다.
14. 그의 이름은 무하메드일 것이니, 그의 이름은 그대들의 종족에게 당하여 마땅한 공포와 비참과 죽음을 가져올 것입니다.
15.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들에게 말합니다. 그의 이름은 그대들을 위해 피로 씌어질 것이며, 그대들을 향한 그의 노여움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16. 그대들은 거짓이라고 주장할 것이지만 그는 진정한 예언자인 까닭에, 그대들의 눈에는 혼란되고 비지성적인 것으로 비칠 새로운 교리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일으킨 종파도 결국에는 그들과 그대들의 추종자들이 피비린내 나는 종말을 위한 기초를 함께 다지게 될 때에 끝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그의 가르침이 왜곡되고 날조되어, 그릇된 종파로서 끝을 맺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7. 그가 그렇게 말할 때, 대사제들과 의회의 장로들은 분노에 불타서 그를 심하게 때렸습니다. 그는 땅에 쓰러져 신음하였습니다.
18. 그를 때리고 조롱한 뒤에, 그들은 그의 겉옷을 벗기고 속옷만을 다시 입힌 채 십자가에 못 박기 위해 끌고 갔습니다.
19. 그들은 그의 오른쪽 어깨에 무거운 나무 십자가를 지워서 본인이 사형을 당할 장소까지 그 큰 짐을 운반하도록 하였습니다.
20. 그러나 그 십자가는 무거웠으므로 임마누엘은 그 짐 밑에서 신음하셨고, 그의 피는 땀과 섞여 피범벅이 되었습니다.
21. 임마누엘은 힘이 다 빠져 그 무거운 십자가 아래에서 쓰러지셨습니다.
22. 그러자 그들은 키레네 사람인 시몬이라 하는 낯선 사람이 따라오는 것을 보고, 그에게 강제로 십자가를 같이 짊어지고 가도록 하였습니다.
23. 그들은 얼마 안 있어 골고타라고 하는 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24. 임마누엘이 그 곳까지 가는 길은 대단히 힘이 들었습니다. 그는 욕설을 들어가면서 맞고 조롱을 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25. 그들은 그에게 짐승의 쓸개즙을 섞은 포도주를 마시라고 주었습니다.
26. 그가 그것을 맛보고 더 마시기를 원하지 않으시자, 그들은 그를 때리면서 억지로 마시 게 하였습니다.
27. 그리고 그를 때리면서 강제로 십자가 위에 눕혀 놓고, 그의 손과 발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그들은 관례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이런 짓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는 십자가형을 받게 된 자들을 십자가에 묶었을 따름이었기 때문입니다.
28. 그들은 그를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십자가를 세운 뒤, 제비뽑기를 하여 그의 옷을 자기들끼리 나누어 가졌습니다.
29. 그들은 그 곳에 앉아서 십자가를 지켰으니, 이는 아무도 그를 십자가로부터 내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30. 임마누엘과 함께 두 명의 살인자가 십자가에 매달렸는데, 그를 사이에 두고 하나는 오른쪽에, 다른 하나는 왼쪽에 매달렸습니다.
31. 임마누엘을 에워싸고 있던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고 비웃었습니다.
32. 그들은 소리쳤습니다.
"너는 지혜의 왕이니, 네 스스로를 살려내어 보라.
33. 너는 하늘의 아들의 아들이며 위대한 능력을 가졌다고 하면서, 왜 그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못하느냐?"
34.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 그리고 대사제들과 장로들 또한 마찬가지로 그를 조롱하였습니다.
35. "네가 남들은 도왔으나, 네 자신을 돕지는 못하는구나.
36. 네가 지혜의 왕이라 하니, 십자가에서 내려와 네 스스로를 도우라.
37. 만일 그렇게 하면, 우리가 너와 네 가르침을 믿으리라.
38. 이 자는 자기의 지혜와 자기가 천사 가브리엘의 아들임을 믿었도다.
39. 그러므로 만일 이 자가 바란다면, 그의 지혜나 천사 가브리엘이 지금 그를 구원해 줄 것을 축원하노라."
40. 그러자 그의 좌우에 매달려 있던 살인자들도 그를 조롱하고 욕하였습니다.
41. 그때 하늘이 구름으로 뒤덮이면서 태양이 어두워지고, 큰 폭풍우가 대지를 가로질러 쏟아졌습니다. 그것은 연중의 그 시기에 흔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다만 이따금씩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42. 태양이 구름을 뚫고 다시 나타나기까지 세 시간동안, 폭풍우는 엄청나게 몰아쳤습니다.
43. 그때 임마누엘이 소리 치셨습니다.
"목이 마르오! 마실 것을 좀 주시오."
44. 그러자 대사제들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해면을 가지고 와서 식초에 담갔다가 장대의 끝에 얹어 그가 마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45. 나머지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는 그를 나무라며 말했습니다.
"멈추시오! 그에게 마실 것을 더 이상 주지 마시오. 그가 이를 얼마나 견디는지 지켜 봅시다."
46. 오호라, 이때 최후의 엄청난 천둥소리가 울리면서 폭풍우가 가라앉았으니, 온 대지가 떨었고 지구가 흔들렸습니다.
47. 그 거대한 천둥소리가 온 천지를 뒤흔드는 것과 동시에, 임마누엘이 다시 무어라고 소리를 지르셨으나, 아무도 이를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그의 말소리가 혼란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48. 그러자 그의 머리가 앞으로 숙여졌고, 그는 임사 상태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49. 병사 하나가 창을 들어 임마누엘의 옆구리를 찔러 보았습니다. 이는 그가 죽었는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50. 물과 섞인 피가 그 상처로부터 흘러 나왔습니다. 이는 사람이 죽었거나 임사 상태에 있을 때 그러한 것입니다.
51. 그 병사는 임마누엘이 죽었다고 생각하였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알렸습니다.
52. 사람들은 모두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형에 처해진 사람이 이토록 빨리 죽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53. 그러나 병사가 그렇게 말했으므로, 그들은 그를 믿고 떠나 가버렸습니다.
54. 사람들 중에는 또한 많은 여인들과 멀리서부터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임마누엘을 따르던 사람들이었고, 그를 섬기며 갈릴레아에서부터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55. 그들 중에는 임마누엘의 어머니인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56. 병사들이 떠난 뒤에 그들은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들은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슬피 울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임마누엘이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57. 그들 가운데에 임마누엘을 따르던 사람인 아리마테아의 요셉이 있었습니다.
58. 그는 얼마 안 있어 임마누엘이 단지 임사 상태에 빠졌을 뿐임을 알아채었으나, 아무에 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장사
59. 그는 재빨리 고을로 돌아가 빌라도에게 가서 임마누엘을 장사 지낼 수 있게 시신을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60. 빌라도는 임마누엘을 요셉에게 넘겨주도록 명령하였습니다.
61. 많은 사람들이 그와 함께 가서 임마누엘을 십자가에서 내렸습니다. 요셉은 임마누엘의 형상을 뜨기 위해 미리 칠을 해놓은 깨끗한 아마포로 그의 몸을 쌌습니다.
62. 아리마테아의 요셉은 임마누엘을 즉시 예루살렘으로 옮겨다가 성 밖에 있는 자기의 무덤, 곧 장차 자기가 죽었을 때를 위해 바위를 깎아서 만든 무덤에 그를 안치하였습니다.
63. 그는 큰 돌을 굴려다가 무덤 입구를 막아놓고, 임마누엘을 돌보기 위해 약품 몇 가지를 구하러 갔습니다.
64. 병사들과 임마누엘의 어머니 마리아는 아무도 시신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무덤 입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65. 아리마테아의 요셉은 인도에서 와 있던 임마누엘의 친구들을 찾아서 함께 무덤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심복들과 병사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은 두 번째 입구인 비밀 통로를 통해 무덤 안으로 들어갔고, 그 속에서 사흘 밤낮 동안 임마누엘을 간호하였습니다. 이리하여 그는 곧 건강이 많이 좋아졌으며, 그의 기력도 회복되었습니다.
66. 반대편에 있는 그 무덤의 입구는 병사들에 의해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빌라도에게 가서 다음과 같이 말했기 때문입니다.
67. "총독이시여, 우리는 이 미친 자가 살아 있었을 때 사람들에게 한 말, 곧 '나는 사흘 뒤에 다시 깨어나 일어날 것이오. 이는 내가 완전히 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한 것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68. 그가 정말로 죽었다는 것은 병사를 통해 확인이 되었으니, 그의 무덤을 지키도록 해 주셔서 어느 누구도 그의 시체를 도적질한 뒤에, '보라, 그가 죽은 자 가운데에서 결국 살아났노라' 하고 말하지 못하게 하여 주십시오
69. 그러므로 사흘 동안 그의 무덤을 지키도록 명령하셔서, 마지막의 속임수가 처음 것보다 더 심하지 않게 하소서."
70. 빌라도가 말했습니다.
"내 병사들을 무덤을 지키도록 데리고 가라. 가서 가능한 한 무덤을 지키라."
71. 병사들은 가서 무덤을 지켰고, 무덤 입구의 돌을 봉인하였습니다.
72. 그러나 그들은 그 무덤의 비밀을 알지 못하였으니, 말하자면 그 무덤에는 두 개의 출입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임마누엘을 돕는 사람들은 그들의 눈에 띄지 않고 그에게 가서 고약과 약초로 그를 치료할 수 있었고, 사흘이 되던 날에 이르러서는 충분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그가 회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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