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사는 우리의 최고 별
북경에 있는 천단天壇은 자금성紫禁城과 함께 지나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이 천단은 자금성의 정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명나라와 청나라의 황제 22명이 이 천단에서 새해마지 제사를 지냈다.
천단은 기년전祈年殿이라고 하는 원형의 3층 건물과 야외에 노출된 원구단圓丘壇으로 구성되어 있다. 황제는 7일 동안 이 곳에 묵으며, 기년전에서는 옥황상제에게, 원구단에서는 지신에게 제사지냈다.
기년전을 원형의 3층 건물로 지었다는 것은 일석삼극一析三極이라는 <천부경天符經>의 만물생성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지나족의 일석이극一析二極의 사유체계와 맞지 않는 사유체계를 적용하여, 천단을 조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천단이 동이의 사유체계를 계승하였다고 볼 수 있고, 하화의 사유체계를 계승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기년전은 유리로 만든 기와를 덮고, 황금을 입힌 보정寶頂을 세웠다. 이 기년전에 옥황상제의 위패가 모시어져 있다.
북두칠성은 다른 여러 신들의 위패와 함께 원구단 아래쪽의 오른쪽에 세운 전각에 모시어져 있다. 이렇듯 옥황상제는 천단의 가장 높은 곳에 모시고, 북두칠성은 그보다 낮은 곳에 모시고 있다.
명, 청대의 사람들이 최고신 태일(옥황상제)과 태일에 버금하는 신 태을(북두칠성)을 차별화 하여 모셨음을 이들 전각에 배치한 신명의 위폐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태일과 태을은 같은 신이다. 태일은 이理로서의 최고신이고, 태을은 기氣로서의 최고신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태일은 원리로서의 신이고, 태을은 태일의 운용신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북극성을 태일에 배속하고, 북두칠성을 태을에 배속하였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별 배속의 원칙이 생겨난 것일까? 이는 한웅천왕이 세운 배달나라의 신시제도神市制度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단군신화에 한웅천왕이 신시를 세운 이야기가 나온다. 이 시대에 신시의 위치를 어디로 잡았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신시 연구가인 장동균씨가 역사학계에서 최초로 신시의 위치를 발해만에 있는 묘도군도廟島群島에 비정하였다.
이 곳이 삼신산이 있는 곳이고, 지금은 지진으로 침몰하여 사라진 최초의 신시인 청구가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 있는 청구가 사라지기 전까지 이 곳은 동이족의 조상이 되는 구려족의 근거지였다.
묘도군도는 섬들이 북두칠성 형상의 열도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열도 안에 묘도廟島가 있는데, 묘도가 태일로 볼 수 있는 섬이다. 묘廟자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묘자는 바위굴 안에서 제사지낸다는 뜻을 가진 문자이다. 당시에 굴은 절을 의미하였다. 당시의 절에서 북극성과 북두칠성에게 제사지냈다고 보는 것이다.
청구가 지진으로 침몰하고 나서 옮겨간 곳이 탁록이다. 그러나 이곳은 제사의 중심지가 되지 않았고 치우천왕과 황제의 전쟁터가 되었다.
청구를 대신하여 제사 터가 된 곳은 태산泰山이다. 그래서 태산북두泰山北斗라는 말이 생겨났다. 태산북두란 태산에 북두칠성이 떠오를 때 제사지낸다는 뜻이다. 제사의 시간을 알리는 문자이다.
동이족이 발해만 일대에서 동이로 불리면서 살고 있을 때, 태산은 동이의 산이었다. 그러나 진시황 8년에 진에게 단군조선이 멸망하면서, 동이의 신과 제사 터와 제사의식은 모두 진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왕검인 47대 고열가 단군이 황해도 구월산에 정착하면서 우리는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신시시대에 제사지냈음을 잊어버렸다.
북극성은 태일로서 우리의 주성主星이고, 북두칠성은 태을로서 우리의 부성副星이다. 우리는 주성과 부성을 기억하기 위하여 초제를 지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초제를 지내지 않는다.
개천절 날 사직단에서 제사를 지내기는 하나, 신시를 세운 한웅천왕은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단군왕검을 국조로 받드는 망발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이 점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야 한다.
초제를 지내는 것은 고대인들의 무분별한 별 숭배가 아니라,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에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우주통신행위이다. 그리고 우리의 우주관을 우주를 향하여 알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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